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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는 순간은 어땠어?"


"음.. 그 말이 나오기 전에 수 많은 이야기가 오갔을 수도 있고
몇 마디 안 했었는지도 모르지만
결국 기억에 남는 건 마지막 말밖에 없네.
그가 '그래. 우리 여기까지 하자'고 말했었거든
헤어지는 걸 알고 그를 만난 거니까
예상을 많이 했으니까 그 말을 들어도 절대 울지 않을거라 생각했어"


"에.. 결국 운거야?"


"근데 그 순간에 배경음악이 깔리듯이
노랫말이 나한테 들리는거야.
에피톤 프로젝트의 '그대는 어디에' 노래 알지?"


"응? 잘 모르겠어"


"그 때 들렸던 노래는 앞부분이었거든
가사가 이렇게 시작 돼

'눈물은 보이지 말기
그저 웃으며 짧게 안녕이라고
멋있게 영화처럼
담담히 우리도 그렇게 끝내자'

이 노래가 들리면서
'담담하게 담담하게 그리고 눈물을 보이지 말자'라고
그 짧은 시간에 결심을 해서 나도 
'응, 그럼 안녕'
라고 말하고 바로 돌아섰어."


"응.. 그랬구나"


"그래도 다행인 건 마지막 순간에
내가 그동안 사랑했던 사람의 눈을 볼 수 있었다는 거야."


"헤어지는 동안에
두 사람 다 상대방의 눈을 보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나봐"



"아무렇지 않게 눈을 볼 수 있었다는 건
서로가 마지막 순간이 다가왔다는 걸 알고
그동안 준비를 해왔다는 것이기도 한 거 같아.."


"음 그런데도 눈물이 나와?"


"여러가지 이유로 슬펐을거야.
아무리 준비를 많이 했다 하더라도.
아무리 노력했지만 우린 여기까지구나.
'그만하자'는 말로 이제는 먼 사람이 되는구나.
우리가 만들어왔던 이야기들이 '헤어지자'라는 말 한마디로 정리되는구나..
등등 이런 것들이 많이 슬펐던 거 같아.
'연인이 되자'라는 말 한 마디에 세상을 다 가진 듯 기쁘듯이 말야"



헤어지자는 말 한 마디에 이젠 내 사람이 아닌 그 사람을 볼 때면
예전의 그가 그립기도 하겠지. 하지만 내가 사랑한 그는 이제 흔적조차 없이 사라질거야.

항상 옆자리에 있어줬던 그와 함께한 나날들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_
우리가 이렇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함께한 날들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듯이
우리가 헤어진 이유도 표현할 수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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