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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릭일상/끄적끄적

2014년 10월 5일

호릭 2014. 10. 5. 09:59

0.

굵직굵직한 일들이 끝났다.

처음으로 회사에서 밤샘작업을 했고

'좀 자야지'라는 생각 없이 쓰러져 잠들기도 해봤고

그래도 잘 된 성과에 혼자 만족하기도 했다.


집, 숙소를 번갈아가며 긴장 풀지 않고 일 하고

좋은 경험이었다.

같이 하는 동료들과 더 돈독해지고 ㅎ

다른 팀과의 협업으로

가끔씩 놓치는 것에 대해

어떻게 대화를 해야하는지에 대해

많이 배웠다.



아직 좀 남았다.

마무리를 잘 할 수 있도록 (:



1.

전에 만나던 사람들 중 한 명의 꿈을 꿨다.


그러면서 이런저런 생각에 빠졌다.


예전에 결혼하고나면 같이 살 집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때가 대학생때라

나는 결혼하면 무조건 30평대에 살아야한다고 했고

그 때 만나던 친구는 원룸에서 시작해야한다고 했다.


어릴 때라 현실적인 감각이 없기도 했고

사실 나는 그 때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

"힘들지만 너를 위해서 노력해볼게"

이 말이었다.

현실을 알기에는 아직 어린 나이였고 나의 꿈, 상상, 계획을 제한하는 말에 나는 발버둥을 쳤다.


단지 "난 노력한다는 말을 듣고 싶어" 이 한 마디 했으면

쉽게 해결되었을지도 모른다.


사실 그냥 내가 그 친구의 편이 되어 욕심을 버리고

그래 원룸에서 시작하자 라고 했으면

오히려 더 쉽게 해결되었을 지도 모른다.


현실을 잘 알고 있던 친구였기에 나에게 그런 말을 해줬던 것일 수도 있다.


둘 다 좀 더 마음에 있던 말을 터놓았다면

잘 해결되었을 지도 모른다.



어린 시절에 미련이 남는다든가 그런건 아니다.

문득 드는 생각은

지금이라면 어떻게 대처했을까 상상을 머리 안에서 그려보곤한다.



어떤 상상이든 이미 소용없는 것을 안다.

다만 그 상상 속에서다로

나를 버리고 싶진 않다.

그렇다고

온전히 나를 인정해주는 사람을 만나야지 라는 말보다는

내가 내 자신을 온전히 인정해주고 있는가

다시 생각해보곤한다.


내가 나를 인정하고 있다면

상대방도 상대방으로서 인정할 수 있어지는 것 같다.



이런 걸 배울 수 있는 나의 경험들에 감사를.



2.

예전에는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아 꼭 같이 결혼하고 싶다.

이런 생각을 했다면


현재 이 사람을 만나면서는

결혼보다는 이 사람으로 인해

나는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본다.


아마 많이 밝다 이런 말을 하지 않을까?

그리고 가족에게도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하고

많이 안아주고 

싸우더라도 져줄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이렇게 나를 변화시키는 남자친구를 보면

이 사람은 바닷물처럼 나의 마음을

천천히 어루만지고 쓰다듬어 준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완벽할 수 없다.

내가 이 사람에게서 실망을 하게 되는 때도 있다.

상대방도 마찬가지겠지.


하지만

나를 이렇게 웃게 해주고

나에게 잘 져주는 사람이라면,

(요샌 이기려고 조금씩 기어오른다.)

내가 힘들 때 나의 마음을 천천히 어루만져주는 사람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이 연애를 계속 이어나갈 충분한 이유지 않나 싶다.



3.

허니와 클로버를 다시 읽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진희언니에게 추천했을 때

언니는 읽고서 너무 유치하다 라고 해줬지만

다시 읽으면서 느낀건

나와 정말 잘 맞는다는 생각이다.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춘들의 이야기.


사실 커다랗게 생각하는게 아니라

평소에 매일 페달을 오른발 왼발 밟듯이

그게 그 순간엔 힘들더라도

계속, 직성이 풀릴 때까지 한다면

커다란 무언가가 있지 않다 하더라도

내 뒤에 있는 것들이 소중하다는 것이라는

작은 사실이라도 얻게 되지 않는가.


그리고 사랑하는 마음에 대해서도 참 솔직하다.

여리고 예쁜 아이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욕심을 계속 저버리지 않는 모습


감성적이라 참 좋은 만화



4.

성당을 잠시 안 다녔다가

다시 조금씩 다니기 시작하면서

반주봉사도 하고 

지금은 레지오도 하고 있다.


레지오 하면서 몰랐던 종교 상식도 조금씩 알게 되고

신기하다 이런 것들이 많았다니


좋다.

조금씩 내가 변화하는 모습이.



오빠도 얼른 세례를 받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건 오빠의 의지니

강요하진 말아야지


오빠는 군대에 있을 때 성당을 다녔다고 한다.

하지만 세례는 안 받았다고


데이트하는 일요일에 

내가 성당을 안 가면

나보다 더 열심히 성당과 미사시간을 찾아 나를 데려가준다.

정작 본인은 나 없으면 전혀 다니지도 않는 무교면서 ㅎ




5.

우리는 자주 스카잎을 사용한다.

내가 웃으면 남자친구는 좋아 죽는다.

방금도 그렇다.

아휴 귀여워



6.

요새 겸손에 대해서 배운다.

위에 얘기했던 집 얘기도

사실 겸손을 가지고 있으면 원룸에서 시작해도 별 문제 없다.

교만이 문제다.

교만이라고 하니까 종교적으로 보이니까


욕심이 문제다.

나라면 이정도는 해야지 이런 생각.

그런 것들로 많이 점철되어있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내 자신에 실망하고 우울해했던 것 같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어렵지만 그래도 겸손을 갖고 있다면 조금씩

나아가게 되지 않을까.



7.

주변 사람들을 의식하다간

지옥불을 맛본다

라는 비슷한 문구를 최근에 봤다.


나는 남을 많이 의식하는데

그것도 조금씩 나아지는 걸 느낀다.


좋다 :)



8.

겸손

좀 더 겸손해지기를.

남을 미워하지 않기를.

나에게 상처주거나 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을 기원할 수 있기를.



9.

굳이 내가 정말 착해질 필요는 없지만

나를 망가뜨리고 싶진 않다.



10.

나는 성격이 급하다.

차근차근 말할 수 있는 걸 급한 성격탓에 짜증을 내곤 한다.


또 누가 나를 기분나쁘게 하면

말도 하지 않고 아예 안 볼 사람처럼 대한다.


그러던 중에 

파울리나 언니가 나에게 그런 말을 했다.

언젠가 누군가는 해줘야 하는 말이고 부딪쳐야 할 말이기에 꺼낸다며

그런 행동이 좋은 것인지 생각해보라


천천히 생각해보니 

충분히 말로 해결할 수 있고

그 행동을 그 사람에 투영하지 않고

그냥 단순히 행동으로 봤다면 좀 더 잘 해결될 수 있던 게 아니었나 


남을 미워하는 마음을

조금씩 줄일 수 있기를

미워하는 사람을 위해 좀 더 기도할 수 있는

여유를 지녀야 겠다.




11.

기도를 왜 하는가

어차피 하느님은 알아서 다 해주시는 분이 아니신가


이 질문에

어제 그런 글을 봤다

우리들의 기도를 통해서 더 주님의 은총이 더 잘 퍼져나갈 수 있다는 그런 말


기도의 힘이란 작지만 정말 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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