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호릭일상/W

프로포즈1

호릭 2015. 8. 24. 00:52

프로포즈 받은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시간이 좀 지나서 온전히 다 쓸 수 있을지는 미지수


20150802일부터 시작한다.

이 날은 일요일인데 같이 그림을 그리러 남이섬을 놀러가기로 했다.

아침부터 비가 엄청나게 쏟아졌다.


하지만 남이섬에 도착하니 쨍쨍

그런데 너무 쨍쨍해서 좀 힘들었다.

쨍쨍하다가 가끔씩 비가 내려주는 센스


우선 닭갈비를 먹고 남이섬 산책을 했다.

칠면조도 있고! 단체 외국 관광객도 많고

오랜만에 온 남이섬이라 이리저리 신기하게 봤다.


산책을 하다보니 강가로 나왔고 강가에서 갑자기

남자친구가 가방을 뒤적뒤적


"뭐해?"


내 질문에 잠시 당황하더니 편지를 줬다.

편지를 받고서 갑자기 금요일에 꿨던 꿈이 생각났다.


금요일에 꿨던 꿈에선 남자친구가 프로포즈를 했고

다만 반지가 너무 맘에 안 들어서 당황하면서 깼다.

반지가 비즈로 만든 거였고 많이 이쁘지도 않아서 당황


그리고 이 꿈을 꾸고 난 남자친구에게 이 꿈을 얘기했지...



그래서 편지를 받았지만 나는 당황하면서 

"나 지금 이거 안 읽을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면서 그냥 같이 걸어갔다.


뭔가 뻘쭘한 상황


강가에서 다시 섬 안쪽으로 들어갔다.

섬 안쪽에 들어와 걷다보니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나 지금 읽을게 ㅎㅎㅎ"


이렇게 말하고 편지를 열었는데 

편지지가 2장이었고

순간적인 반사신경으로


2번째 장을 먼저 봤다

OTL

미안해 남자친구ㅇㅑ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당연히 결혼해달라는 말이 써있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순간적으로 2번째 장부터 읽은 내가 너무 웃겨서 빵 터져서 계속 웃었다.


서로 당황한 우리는 좀 걷다가 벤치에 앉자고 했다.


그러더니 나에게 

"너가 다 망친거야"

라고 했다.


당황한 나한테


"안그래도 내가 k에게 너랑 밥 먹을 시간 좀 잡아달라고 얘기했는데

너가 그 약속 차버렸잖아 ㅎㅎ"


아...

안그래도 갑자기 그 애가 주말에 밥 먹자고 하더라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우리 남친이 아주그냥 고생을 했네 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서


남자친구가 갑자기 주섬주섬 가방에서 청록색 티파니 쇼핑백을 꺼내더니

반지를 꺼내고

내 손에 반지를 껴줬다.


읭?



그리고 남자친구가 보증서를 꺼내서

이 다이아는 어떤 등급이고 어찌저찌 말을 하더니

사이즈를 바꾸려면 영수증이 필요하고 뭐 이런 이야기를 하기 시작 ㅋㅋㅋㅋㅋㅋ


반지가 정말 예뻤다.


그래서 우선 반지를 끼고 다니기는 했는데

결혼해달라는 질문을 제대로 받은 것도 아니고 내가 어떤 대답을 한 것도 아니어서

둘다 멍하게 있다가 서울로 돌아왔고 저녁을 먹고 헤어졌다.


그리고나서 전화를 했는데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냥 서로 시간을 갖고 생각을 잘 정리하자 


이렇게 말하고 끊었다.


그리고 좀 슬퍼하다가 잤다.



다음날



띵동

 

??


남자친구가 이른 아침에 벨을 눌렀다.

문 열자마자 내가 남자친구를 껴안으면서 울었다.


그러면서 남자친구가 했던 말이


"아침 해주려고 왔어.

앞으로 같이 살면 매일 아침은 내가 차려줄게

사랑해"


나는 응응 하고 대답했고

남친이 차려준 아침을 먹고 같이 출근했다.



그리고나서 고민..

이 반지는 되돌려 줘야 하는 것인가..

다시 프로포즈할 수 있게 줘야하는걸까 아닌걸까

고민고민


주변에 물어봤더니 절대 반지를 주면 안된다고

그러면 더 남자친구가 좌절할거라고 해서 반지는 그냥 내가 갖고 있기로 했다.


그리고 그 후 '프로포즈'라는 말은 금지어가 됐다.

남친이 이야기를 먼저 꺼내면 그때서야 할 수 있는 주제어가 됐고 

남친이 이야기 그만하라고 하면 더이상 꺼낼 수 없는 주제어가 됐다.



문득 이렇게 지내다보니

남자친구가 얼마나 당황했을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내가 남친을 위해 불러줄 수 있는 노래가 있을까 하고


여자 프로포즈


이렇게 검색했다.


그리고 노래를 하나 선택했다.


정인의 오르막길


열심히 들었다.



그리고 그 돌아오는 월요일이 1000일이었다.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